“암흑물질 발견 20년 논란 해결”
IBS 양양지하실험실 ‘코사인-100’ 국제공동연구 결과
우리나라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연구단을 포함한 ‘코사인(COSINE)-100’ 국제공동연구진이 암흑물질 발견과 관련된 20년 논란을 해결했다.
이들은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6일자에 “20년 전 이탈리아 연구팀이 실험을 통해 포착한 신호가 암흑물질 관련 윔프(WIMP) 신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발표했다.
윔프[WIMP(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란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라는 뜻이다. 최근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 윔프가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암흑물질의 정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그랑사소 입자물리연구소는 1998년 요오드화나트륨 결정체를 이용한 다크 매터[DArk MAtter (DAMA)] 공동연구 실험을 통해 낮은 질량의 윔프 신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코사인-100 공동연구팀은 “강원도 양양 지하실험실에서 DAMA 팀이 사용한 것과 유사한 나트륨-요오드 결정체를 이중으로 차폐해 더욱 안정적인 검출환경을 만들고 실험을 실시했으나 신호가 검출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코사인-100 검출기가 2016년 10월 20일부터 59.5일간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논문으로 작성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윔프 신호를 발견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눈에 안 보여도 존재 확실한 암흑물질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가운데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들은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에너지(dark energy)가 약 68%, 암흑물질(dark matter)이 27%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암흑물질에 ‘암흑’ 글자가 붙은 것은 빛을 발하지 않을 뿐더러, 전파 · 적외선 · 가시광선 · 자외선 · X선 · 감마선 등과 같은 전자기파로도 관측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오리무중의 물질은 오로지 중력을 통해서만 존재가 인식된다.
천체물리학적으로는 우주가 많은 양의 비발광성 암흑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증거가 제시됐다.
가장 유력한 증거는 중력법칙이다. 이에 따르면 은하 중심에서 먼 곳의 별은 회전속도가 느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회전속도가 중심에 가까운 별들과 비슷하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질량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른 증거는 중력이 빛을 휘어가게 해 뒤에 있는 천체의 상을 만드는 중력렌즈 현상으로서, 이 효과가 나타나려면 은하에는 눈으로 관측된 것보다 훨씬 많은 질량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증거에 따라 현재 암흑물질의 존재는 확실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검출해 내느냐는 것.
암흑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면서 많은 연구그룹들이 검출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암흑물질의 정체는 여전히 미지의 상태로 남아있게 되었다.
“20년 만에 DAMA 논란 해결”
한국의 양양 지하연구소(Yangyang Underground Laboratory)에서 실시한 코사인-100 실험은 감지력이 뛰어난 요오드화 나트륨을 이용한 첫 번째 실험이다. 실험실을 지하에 두는 것은 우주방사선 등 다른 방사선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코사인-100의 공동대변인이자 논문 공저자인 레이나 마루야마(Reina Maruyama) 예일대 물리학교수는 “우리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DAMA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코사인-100 연구의 첫 번째 단계는 정확한 에너지와 특성을 가지고 탐지기의 예측 배경에 흐르는 과도한 신호를 찾아 암흑물질을 검색하는 일이다.
이 초기 연구에서 연구팀은 관측자료에서 과도한 신호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DAMA의 연간 변조신호가 다른 실험 결과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연구팀은 DAMA의 결과를 완전히 확인하거나 반박하기까지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사인-100 실험에서는 4×2배열로 탈륨이 첨가된 요오드화나트륨 결정체 106㎏을 사용한 여덟개의 낮은 배경을 사용했다. 각 결정체는 여기에 증착되는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기 위해 두 개의 광센서를 달았다.
이를 통해 우주공간에서 날아오는 암흑물질 입자가 요오드화나트륨의 원자핵과 충돌할 때 방출되는 광자를 포착하게 된다.
요오드화 나트륨 결정집합체를 빛 발광 액체(2200리터)에 담그면 결정체에 의해 관측된 방사성 배경을 식별한 다음 이를 감소시키게 된다.
이 검출기는 구리와 납 및 플라스틱 차폐요소로 만들어진 중첩된 차폐기 안에 들어있어 우주방사선을 비롯한 외부 방사선 유입을 억제한다.
‘코사인-100’에 5개국 50여명 과학자 참여
코사인-100 공동연구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 브라질 및 인도네사아의 과학자 5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현수 코사인-100 대변인(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연구단 부연구단장)은 “초기 연구에서 DAMA 신호에 의해 그려진, 가능한 암흑물질 탐색 영역의 상당부분을 개척해 냈다”며, “암흑물질 모델이 크게 수정되지 않는 한 DAMA팀의 실험 결과가 암흑물질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은 거의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AMA팀은 암흑물질의 신호가 달라진 것을 포착했다고 설명해 왔으나 지난 20년 동안 이들이 측정한 조건에서 WIMP 신호를 발견한 사례가 하나도 없어 그동안 논란이 돼 왔다.
- 김병희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hanbit7@gmail.com






코사인-100의 요오드화 나트륨 검출기. CREDIT: Chang Hyon Ha
코사인-100 실험에서의 암흑물질 입자 검출기 모식도. 출처: 연합뉴스/ 기초과학연구원
허블 우주망원경의 측정 결과에 따라 삼차원으로 재구성한 암흑물질 분포 모습. CREDIT: Wikimedia Commons / NASA/ESA/Richard Massey








“암흑물질은 물방울 모양”
러시아 연구진, 수학으로 암흑물질 형상화
천문학계에 따르면 우주는 138억 년 전 빅뱅이 일어난 이후 계속 팽창하고 있는 중이다.
관측 결과 우주 팽창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팽창이 일어나는 힘의 원천을 암흑에너지(dark energy), 암흑물질(dark matter)로 설명하고 있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끌어당기는 힘에 대항해 반대 쪽으로 잡아당기는 힘을 말한다. 이 힘 덕분에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있으며, 지금의 우주가 형성됐다고 보면 된다.
암흑물질은 양자로 구성된 구형의 응축물
암흑물질이란 중력에 영향을 주는 물질을 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확한 관측이 되지 않아 궁금증을 더해가고 있다.
이를 찾기 위해 과학자들은 땅 속 깊은 곳에 예민한 장치를 설치해놓고 탐지활동을 하고 있지만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 정체가 암흑 속에 싸여 있다고 해서 이름 역시 암흑물질이다.
우주학자(cosmologist) 들이 작성한 우주론 표준모형에 따르면 우주를 구성하는 성분 가운데 암흑물질이 26.8%를 차지하고 있다. 암흑 에너지가 68.1%인 점을 감안하면 우주는 95.1%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세계다.
많은 과학자들이 ‘우주 전체를 감싸고 있는 암흑물질이 암흑에너지와 함께 맹렬하게 우주를 잡아당기면서 지금의 우주가 형성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잘 나타내주고 있는 것이 현재 인류가 살고 있는 우리 은하다.
23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과학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에 따르면 태양계가 속해 있는 우리 은하는 원반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원반과 같은 모습 주변에 희미한 후광 같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은하 후광(galaxy halos)이라고 한다. 약 13만 광년의 지름에 약 150개의 구상성단으로 구성돼 있는 거대한 별의 집단이다.
그리고 그 주위를 암흑물질로 이루어진 암흑 후광이 둘러싸고 있다. 이 암흑 후광의 지름은 약 4~50만 광년, 질량은 은하 전체 질량의 약 90%에 달한다.
그동안 러시아 과학자들은 이 은하 후광과 암흑 후광을 작게 축소한 다음 그 안에서 암흑물질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을 개발해왔다.
그리고 암흑물질이 양자응축물(quantum condensate)로 이루어진 구형의 물방울 모양을 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논문은 미국 ‘물리학회지(Physical Review Letters)’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Gravitational Bose-Einstein Condensation in the Kinetic Regime’이다.
연구에는 러시아 과학원 핵연구소(INR RAS)의 이론물리학자 드미트리 레프코프(Dmitry Levkov) 박사, 파닌(A. G. Panin) 박사 등이 참여했다.
중력장과의 관계 동태수학으로 증명
연구팀은 그간 작게 축소한 우주 중력의 상호작용을 모델화한 미니클러스터를 통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입자가 최저 에너지 상태에 도달하는 보스ㆍ아인슈타인 응축(Bose-Einstein condensation)’ 및 가장 오래된 은하계의 별들인 ‘보스 스타즈(Bose stars)’의 형성과정을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많은 분석을 통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해당 현상을 동태방정식(kinetic equation)에 의해 설명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응축시간(condensation time)을 표현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별들이 암흑물질 속에서 생성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전에도 레프코프 박사와 유사한 주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암흑물질이 가상의 이론에 불과한 만큼 이 물질로 인해 중력장(gravity field)에 파동이 일어난다는 주장은 물리학계 전반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암흑물질은 1930년대 천문학자들이 은하무리의 무게를 측정하려고 관측을 하다가 기존의 물질 추정량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중력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당시 기존 물질과 암흑물질의 비율은 1대 5에서 1대 6 사이로 추정됐다.
이후 수많은 과학자들이 암흑물질의 실체를 찾기 위한 연구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2년 힉스입자가 발견돼 표준모형이 제안한 기본입자가 모두 밝혀지면서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이 암흑물질에 쏠렸다.
일본 동경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인 요시다 나오키(吉田直紀) 교수는 우주 대폭발 직후 우주에 암흑 물질이 탄생하지 않았다는 전제 아래 현재의 우주를 가상 실험했다. 그 결과 암흑 물질이 없을 때, 별과 은하는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14년 4월에는 미 물리학회지에 ‘불임 뉴트리노(sterile neutrino)’가 암흑물질일 것 이라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불임 뉴트리노는 약한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중성미자를 말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XMM-뉴턴우주망원경을 통해 관측한 X선 스펙트럼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그 결과 3.5킬로전자볼트(KeV)의 X선이 7KeV 질량의 불임 뉴트리노(sterile neutrino)가 붕괴할 때 나온 신호임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것이 정말 불임 뉴트리노에서 온 신호가 맞다면 불임 뉴트리노야말로 암흑물질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모형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당시 관측한 신호가 매우 미약해 과학계로부터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한편 암흑물질의 속성 역시 그동안 과학자들을 힘들게 했다. 암흑물질이 다른 물질들처럼 전자기방사선(electromagnetic radiation)을 방출하지 않고 있기에 과학자들은 ‘암흑물질이 중력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을 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은하계가 거대한 규모의 암흑물질 덩어리로 덮여 있었고 그 덩어리가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레프코프 박사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암흑물질을 통해 중력장에 움직임이 가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으로서 관련 연구에 큰 진전을 이룩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 수식을 통해 암흑물질이 구형의 물방울 모습이라는 결론도 도출했다.
레프코프 박사는 “후속 연구를 통해 가장 오래된 은하계의 별들의 수를 헤아리고, 이를 통해 그 안에 있는 암흑물질 덩어리의 실체를 밝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83129&post_type=news